‘실적 부진 장기화’ 게임업계…깊어지는 유동성 통로 확보 고민

입력 2023-11-13 16:09  

이 기사는 11월 13일 16:0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국내 게임사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면서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하고 있다. 게임 산업이 불황에 빠진 가운데 금리 상승과 기업의 신용도 하락 등으로 회사채 발행도 여의찮은 상황이다. 업계에선 내년부터 호황기 때 발행한 수천억원어치 회사채의 만기가 돌아오면서 게임업계의 재무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올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한 게임사는 한 곳도 없었다. 3년 전부터 넷마블, 컴투스, 펄어비스, 더블유게임즈 등이 잇달아 회사채 시장에 뛰어들었던 것과 비교하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다.

게임사들은 코로나19 직후 비대면 수요가 증가하고 게임산업이 호황기에 진입하던 때 회사채 시장의 '단골손님'으로 불렸다. 탄탄한 실적과 저금리 기조를 활용해 낮은 금리에 자금을 조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게임사들은 회사채로 조달한 자금으로 신작 개발과 IP(지식재산권) 확보에 투자했다. 그러나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작 흥행 부진 등으로 실적 둔화가 장기화하면서 회사채 시장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게임사들의 올 3분기 실적도 저조했다. 엔씨소프트의 올해 3분기 매출은 4231억원, 영업이익은 1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0%, 88.6% 감소했다. 넷마블은 같은 기간 매출 6306억원, 영업손실 219억원을 냈다. 작년 1분기 이후 일곱 분기 연속 적자다.

실적 부진은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지난 6월 수익성 저하에 따른 현금창출력 약화 등을 이유로 넷마블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하향 조정했다. 컴투스 크래프톤 카카오게임즈의 신용등급은 ‘A(안정적)’, 펄어비스는 ‘A-(안정적)’을 유지하고 있지만, 수익성이 지속해서 악화할 경우 하향 조정이 불가피할 것으로 신용평가업계는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용도에 ‘부정적’ 꼬리표가 달리면 회사채를 발행할 때 기관들의 수요를 확보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경기 위축으로 게임산업에 대한 전망이 밝지 않아 미매각 우려가 크다는 점도 기업들이 발행에 나서지 않는 이유"라고 말했다.

문제는 2020년부터 발행한 게임사 회사채 만기가 줄줄이 돌아오고 있다는 점이다. 넷마블은 지난달 13일 2000억원가량의 6개월물 기업어음(CP)을 발행했다. 2020년 발행한 1600억원 규모 회사채 상환을 위해 단기자금 시장으로 우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소프트는 내년 1월과 7월 각각 1100억원, 7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도래한다. 펄어비스와 컴투스는 내년 7월 1470억원과 12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를 대비해야 한다.

업계에서는 게임사들이 자금조달 통로 확보 총력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 넷마블이 이달 들어 보유 중인 하이브 주식을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 방식으로 처분한 게 대표적이다. 한 대형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게임사들이 공모채, CP, 은행 대출 등 다양한 조달 카드를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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